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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계단 오르기를 제대로 된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을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고된 이동 수단 정도로만 여겼죠. 하지만 어르신들이 계단 오르기를 하며 겪은 변화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계단 오르기는 심폐 기능 강화부터 인지 능력 향상까지, 우리 몸과 뇌에 동시에 효과를 주는 효율적인 운동이었습니다. 특별한 장비나 헬스장 등록 없이도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심폐 능력과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계단 오르기가 다른 유산소 운동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중력을 거스르는 동작이라는 점입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알렉시스 마르코트-쉐나드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평지를 빠르게 걷는 것보다 계단을 오를 때 심박수와 산소 소비량이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출처: UBC 심혈관 연구소). 여기서 산소 소비량이란 우리 몸이 운동할 때 얼마나 많은 산소를 사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심폐 지구력을 측정하는 핵심 수치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5층 이상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은 동맥 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ASCVD란 혈관 벽에 플라크가 쌓여 혈액 순환이 방해받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저도 이 내용을 보고 집에서 실천해봤는데, 계단을 5층만 올라가도 숨이 차면서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평상시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데도 안 하던 운동을 하니 숨이 차더라고요.

계단 오르기는 충격이 적은 운동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달리기처럼 관절에 강한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심박수를 효과적으로 올릴 수 있어,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하면 심폐 능력이 향상됩니다. 제 경험상 버스 한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걷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정말 없을 때는 아파트 계단을 10분만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 효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하체 근육도 단련됩니다. 계단을 오를 때는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뒤쪽의 햄스트링, 그리고 종아리 근육이 집중적으로 사용됩니다. 여기에 균형을 잡기 위해 복부 코어 근육까지 자연스럽게 활성화되죠. 계단을 오를 때는 동심성 수축이 일어나고, 내려올 때는 편심성 수축이 발생합니다. 동심성 수축은 근육이 짧아지면서 힘을 내는 과정이고, 편심성 수축은 근육이 늘어나면서 저항하는 과정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편심성 수축은 근육 손상을 더 많이 일으켜, 회복 과정에서 근육이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계단오르기 효과계단오르기 칼로리소모
계단오르기 효과 및 칼로리 소모

인지 기능 향상과 창의적 사고 촉진

계단 오르기의 효과는 신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스웨덴 우메오 대학의 안드레아스 스텐링 교수 연구팀은 계단 오르기가 젊은 성인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을 연구했습니다(출처: 우메오 대학 심리학과). 연구팀은 특히 '억제'와 '전환'이라는 두 가지 인지 기능에 주목했습니다.

여기서 억제란 한 가지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 관련 없는 정보를 차단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업무 중 SNS 알림을 무시하고 보고서에만 집중하는 것이 억제 기능입니다. 전환은 정신적 유연성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로 다른 작업 사이를 빠르게 오가는 능력입니다. 한 가지 일에서 다른 일로 넘어갈 때 인지를 재설정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죠.

실험 결과 계단 오르기를 한 참가자들은 전환 기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이는 검사 대상 인지 기능 중 가장 고도의 기능으로, 학습이나 복잡한 사고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인지 기능 향상이 뇌로 가는 혈류 증가, 그리고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같은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BDNF란 뇌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단백질로, 운동을 하면 빠르게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가자들의 기분도 측정했는데, 계단 오르기 후 행복하고 활기찬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실용성과 접근성 그리고 주의사항

계단 오르기의 가장 큰 장점은 일상에서 즉시 실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마르코트-쉐나드 박사는 계단 오르기를 '스낵티비티' 또는 VILPA(간헐적 고강도 신체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 제시합니다. 간식 운동이란 1분 이내로 격렬한 운동을 하루에 여러 번 하는 방식으로, 하루 종일 신체 활동을 분산하는 사람은 한 번에 한 시간씩 운동할 필요가 없다는 개념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성인 약 18억 명이 신체 활동 부족으로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에서, 간식 운동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계단은 집, 직장, 공공장소 등 어디에나 있고, 비용이나 특별 장비가 필요 없으며, 속도 조절로 난이도를 쉽게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계단 접근성이 특히 좋았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핑계를 댈 수 없었습니다.

마르코트-쉐나드 연구팀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참가자의 71%는 60개 계단을 짧은 간격으로 세 차례 연속 오르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보다, 한 번에 60계단씩 오르는 활동을 긴 간격으로 세 차례 나눠서 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한 번만 오르내리고 다시 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심리적 부담이 덜했던 것이죠.

계단 오르기를 할 때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 약간 땀이 나면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숨이 찰 때까지만 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 다리가 뻐근해지거나 숨이 차서 말을 못 할 정도가 되면 멈추고, 제자리에서 걷거나 평지를 5분 정도 걷습니다
  • 총 운동 시간은 40분이 적당하며, 일반적인 유산소 운동처럼 30분 이상 하면 효과적입니다
  • 관절염이 있거나 심장병 환자, 균형 감각이 안 좋은 사람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 어머니도 무릎이 좋은 편은 아니라서 계단 운동을 좋아하셔도 오래 하지는 않으십니다. 저는 일정 층수를 정해두고 올라간 후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방식으로 무릎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내려갈 때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상당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틀림없이 계단 오르기는 완벽한 운동은 아닙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과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한 신체 활동으로 계단 오르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시련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물리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심폐 능력과 하체 근력, 인지 기능까지 한 번에 챙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상 속에 운동이 습관이 되는 것입니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작은 습관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분명 효과를 볼 것입니다.


참고: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vg91j0gpn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