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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다 보면 분명 힘들다가도 어느 순간 "지금 제가 날아다니는 건가요?" 싶을 만큼 몸이 가벼워질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처음엔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무겁던 게, 어느 순간부터 바람도 상쾌하게 느껴지고 더 뛰고 싶어지는 그 묘한 기분 말입니다. 저도 7km를 두어 번 뛰고 나서야 코치님이 던진 "러너스 하이 조심하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고, 그제야 제가 느낀 그 감각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짜릿한 쾌감이 자칫 운동중독으로 이어지고 지속되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러너스 하이,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용어는 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 아놀드 J 맨델이 '세컨드 윈드(Second wind)'라는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세컨드 윈드란 운동 중 극심한 피로와 고통을 넘어서면 갑자기 다시 힘이 솟는 듯한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죽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살아난다"는 그 느낌입니다. 고통이 사라지고 호흡이 안정되는 '생리적 상태'에 가깝죠.
달리기를 시작하고 30분쯤 지나면 몸에서 베타 엔도르핀(Beta-Endorphin)이라는 호르몬이 급격히 분비됩니다. 베타 엔도르핀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나오는 신경물질로, 화학 구조가 마약인 모르핀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마약 복용 시 느끼는 행복감과 비슷한 쾌감을 선사하죠. 실제로 베타 엔도르핀의 진통 효과는 일반 진통제보다 40~200배나 강하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달리기 애호가들이 풀마라톤을 도전하면서 힘들어 하는데도 끝내 완주하는 것은 마약같은 호르몬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초반 3km 달릴 때는 아무리 스트레칭을 열심히 하고 시작해도 몸이 무겁고 뛰기 싫다가도,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페이스가 붙으면서 "오늘 몸이 좀 가벼운데?" 하는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이 바로 베타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시점이었던 거죠. 유산소 상태에서는 별로 증가하지 않다가 무산소 상태로 넘어가면서 호르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하니, 힘든 순간을 넘어서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설명됩니다.
풀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35km 지점쯤에서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체력이 바닥나서 다리를 못 움직이고 호흡조차 곤란한 사점을 지나면서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복감과 진통 효과를 주는 거죠. 그래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신체의 방어 기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러너스 하이가 운동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요?
문제는 이 쾌감이 너무 강렬해서 자꾸만 그 느낌을 찾게 된다는 점입니다. 호르몬이 마약과도 같다고 했으니 운동중독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옵니다. 매일 3km만 걸어도 2~3개월 규칙적으로 하다 보면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운동을 하루라도 거르면 불안하고 초조하며, 자신에게 죄책감까지 느낀다면 이미 운동중독 단계에 들어섰다고 봐야 합니다. 여기서 저는 조금 뜨끔했습니다. 주3회를 운동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고 "아, 운동 가야하는데."라는 생각부터 들거든요.
처음엔 건강을 위해 가볍게 시작한 운동이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운동 시간이 길어지고, 급기야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는 단계까지 가는 겁니다. 운동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같은 쾌감을 느끼려면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해지거든요. 마치 금연할 때 느끼는 금단증상처럼, 운동을 안 하면 불편하고 불쾌해지는 거죠. 내게 적정 무게가 7kg이고 충분히 운동이 되는 무게임에도 더 무거운 무게를 들어야 할 것 같은 강박도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센터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회복기를 꼭 가져라"입니다. 인간의 몸은 기계가 아니라서 부품 교체하듯 바로 쓸 수 없습니다. 근육통이 있으면 충분히 쉬고 회복한 후에 다시 달려야 하는데, 운동중독에 빠지면 이걸 무시하게 됩니다. 통증을 견딜 만하면 바로 운동을 재개하니 손상된 근육과 인대가 회복할 틈이 없죠.
실제로 운동중독자들은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여기에 해당된다면 본인이 운동중독이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하루라도 운동을 안 하면 불안하고 죄책감을 느낌
- 부상이 있어도 운동을 중단하지 못함
- 운동 강도와 시간이 계속 늘어남
- 스스로 운동량을 줄이려 해도 실패함
- 다른 일상 활동보다 운동을 최우선으로 함
과도한 운동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사실
운동중독이 심해지면 관절염, 근육통은 기본이고, 심하면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갑니다.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관절과 인대가 망가질 수 있거든요. 더 심각한 건 심장 건강입니다. 과도한 운동은 심장에 부담을 줘서 협심증, 부정맥 같은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저는 개인적으로 목표 거리를 채우는 것보다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도 무리해서 달리다가 무릎을 다쳐서 한동안 러닝을 못 한 분이 있었습니다. 건강해지려고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온 거죠.
운동중독을 예방하려면 먼저 자신이 하는 운동이 적절한 강도인지, 과한 운동으로 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스포츠의학클리닉 같은 전문 기관을 찾아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운동 목적을 상기하는 겁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했다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사람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라 매일 운동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됩니다. 조금씩 늘려가는 건 좋지만, 운동중독에 빠지면 그 '적정선'을 잃어버립니다. 전보다 더 강한 강도로, 더 오랜 시간 운동해야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그렇게 한계를 넘어서면 결국 크게 다치고, 좋아하던 운동을 아예 못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러너스 하이는 분명 매력적입니다. 저도 그 쾌감을 알기에 계속 뛰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그 행복감에만 취해서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운동 후 근육통이 있다면 몸 상태를 꼭 점검하고, 충분한 회복기를 두고 다시 시작하세요. 강박관념으로 운동하기보다는 목표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는 게 진짜 건강한 운동입니다. 건강해지려고 시작한 운동이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참고: https://news.hi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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