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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 도착하면 러닝머신이나 자전거에 앉아서 몸을 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운동 전에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상체를 숙이는 스트레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운동 전 정적인 스트레칭이 오히려 운동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많은 분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칭은 부상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운동 전후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워밍업으로 정적 스트레칭이 부적합한 이유

이미 오래전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운동 전 스트레칭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출처: CDC). 기존 연구를 검토한 결과, 스트레칭으로 부상을 예방한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적 스트레칭(Static Stretching)이란 특정 자세를 유지하면서 근육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앉아서 다리를 쭉 펴고 상체를 숙인 채 20~30초 버티는 그런 동작들이죠. 이러한 정적 스트레칭이 대상 근육의 힘을 5.5%나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90초 이상 지속하면 더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났고, 짧게 해도 부정적 영향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정적 스트레칭 후 운동 능력이 8.36% 저하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골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2010년 연구에서는 스트레칭 후 클럽 헤드 속도, 거리, 정확도가 모두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 바뀔 수도 있어서 현실을 부정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운동 전 스트레칭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직접 테스트해 보니 달랐습니다. 스쿼트를 하기 전에 정적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의 운동 능력을 비교해 봤는데, 스트레칭을 안 한 날이 오히려 더 무거운 중량을 들 수 있었습니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정적 스트레칭이 근육과 힘줄을 지나치게 이완시켜서 탄성력(Elasticity)과 에너지 저장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탄성력이란 근육이 수축했다가 다시 원래 길이로 돌아오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운동 전 올바른 워밍업 방법

그렇다면 운동 전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스트레칭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요? 네. 그렇지만 무작정 운동에 뛰어들수는 없으니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본인이 할 운동을 가볍게, 천천히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는 요즘 하체 운동을 할 때 이렇게 합니다.

구체적인 워밍업 루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스쿼트 전: 맨몸으로 천천히 15~20회
  • 데드리프트 전: 맨몸으로 동작 확인 10~15회
  • 런지 전: 체중만으로 각 다리 10회씩

1세트만 진행해도 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2세트 이상 해도 좋습니다. 중량이 없기에 부담이 덜 하고 타겟 근육이 깨어나면서 운동할 준비가 됩니다. 중요한 건 힘을 완전히 빼는 게 아니라 정확한 부위에 집중하면서 동작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무슨 워밍업이야'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본 세트에서 훨씬 안정적으로 중량을 다룰 수 있었습니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는 운동 전 5~10분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출처: ACSM). 자전거를 적당한 속도로 타거나 가볍게 걷기만 해도 심박수가 올라가고 체온이 상승하면서 몸이 운동할 준비를 합니다. 저는 보통 운동 10분 전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5분 정도 탑니다. 종아리만 가볍게 풀어주고 바로 본 운동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제가 다니는 곳에서 운동을 오래 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워밍업합니다. 팔 운동을 할 예정이라면 가벼운 덤벨로 프레스나 컬을 몇 세트 하고, 하체 운동이라면 중량 없이 스쿼트나 런지를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효과적입니다. 본 세트에 들어갔을 때 근육이 이미 활성화되어 있어서 부상 위험도 줄고 운동 효율도 올라갑니다.

폼롤러스트레칭
폼롤러스트레칭

운동 후 쿨다운과 스트레칭

운동이 끝난 후에는 정적 스트레칭을 해도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권장됩니다. 운동 후에는 쿨다운(Cool-down)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쿨다운이란 격렬한 운동으로 상승한 심박수와 체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과정을 말합니다.

하지만 운동 직후 긴 유산소 운동은 개인적으로 비추천합니다. 힘들게 저항 운동을 하면 운동 후에도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유지되는데, 긴 유산소는 이 효과를 중단시킵니다. 이를 EPOC(Excess Post-exercise Oxygen Consumption) 효과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운동이 끝난 후에도 칼로리가 계속 소모되는 현상입니다. 예전 글에서 한 번 언급한 적 있던 애프터 번 효과와 비슷한 의미이거나 같은 의미인 것 같습니다.

미국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은 주 2~3회 모든 주요 근육과 힘줄에 대해 유연성 운동을 해야 합니다. 목, 어깨, 가슴, 몸통, 허리, 엉덩이, 다리, 발목을 모두 포함해서 말이죠. 각 스트레칭은 총 60초를 유지하는 게 이상적입니다. 15초씩 4번, 또는 20초씩 3번 반복하는 식입니다.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60초를 유지하라고 하셨는데 시계를 보면서 하진 않지만, 매일 하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이 생겨서 45초~60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그날 주력으로 했던 운동 부위를 스트레칭하고 유연성을 위해 고관절 스트레칭과 다리 찢기 동작을 병행합니다.

특히 스쿼트나 데드리프트처럼 고중량 운동을 한 날은 스트레칭이 정말 시원합니다. 긴장했던 근육이 풀리면서 통증도 덜하고 잠도 잘 옵니다. 다음 날 컨디션도 훨씬 좋았고요. 단, 무리하게 스트레칭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으니 적당한 강도로 하는 게 중요합니다. 뭐든지 적당히 하는 것이 좋겠죠.

운동 전후에 다르게 접근하니 확실히 부상도 줄고 운동 효과도 좋아졌습니다. 운동 전에는 동적으로 몸을 달구고, 운동 후에는 정적으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 이 원칙만 지켜도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운동하지 않더라도 스트레칭은 필요합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하루 종일 앉아 있어서 몸이 경직되어 있습니다. 거북목, 라운드숄더, 골반 틀어짐 같은 문제가 흔하죠. 이런 건 평소에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올바른 자세 유지에 신경 써야 합니다. 귀찮고 자주 까먹겠지만, 습관만 들이면 돈 안 들고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는 평상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참고: https://brunch.co.kr/@maama/146